입점문의
어제는 오전부터 소나기가 좀 오더니 현장일도 애매하게 끊겨버렸습니다. 원래는 일 끝나고 저녁에나 술 한잔할 생각이었는데, 비도 오고 일도 없고 하다 보니 같이 일하는 동생이랑 이른 오후부터 파전에 막걸리를 한잔하게 됐습니다.
사실 그 동생이 이번에 이혼을 하면서 많이 우울해하던 상황이었습니다. 평소에는 장난도 많이 치고 밝은 놈인데, 요즘은 술자리에서도 말이 많이 줄었고 혼자 생각에 잠기는 시간이 많아 보였습니다. 그래서 괜히 저도 마음이 쓰이더라고요. 술도 한잔 들어갔겠다, 기분 전환이라도 시켜줄 겸 어디라도 가보자고 했습니다.
그런데 문제는 시간이 너무 빨랐습니다. 보통 이런 쪽은 저녁 시간대부터 분위기가 살아나는 걸 알고 있었기 때문에 기대는 거의 안 했습니다. 그래도 혹시나 해서 이곳저곳 전화를 해봤는데, 대부분은 아직 준비 전이거나 오픈 전이라 어렵다는 답변이었습니다.
그러다 마지막쯤에 정마담이라는 업체에 전화를 하게 됐습니다. 이른 시간인데도 전화를 받으시더라고요. 상황을 설명했습니다. 같이 일하는 동생이 요즘 힘든 일이 있어서 낮술 먹다가 기분 전환이라도 시켜주려고 하는데, 혹시 지금 가능한지 물어봤습니다.
솔직히 거절당할 줄 알았습니다. 그런데 실장님이 웃으시면서 오셔도 된다고 하더라고요. 다만 정규 오픈 시간이 아니다 보니 초이스는 힘들 수 있고, 몇 명 아가씨들에게 물어봐야 될 것 같다고 솔직하게 말해줬습니다. 저희도 그 시간에 초이스까지 기대한 건 아니었습니다. 그냥 문만 열어줘도 고맙다는 생각이었고, 되도록이면 괜찮은 친구들로 부탁드린다고만 했습니다.
솔직히 기대는 거의 없었습니다. 이른 시간에 가능하다고 해주는 업체만 있어도 다행이라고 생각했습니다. 그렇게 한 시간 정도 뒤에 업체로 방문하게 됐고, 들어가 보니 2명의 친구들이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솔직히 말하면, 들어가자마자 술이 조금 깼습니다. 생각보다 너무 괜찮았습니다. 저는 퍼블릭을 접대 때문에 여러 번 다녀본 편이라 어느 정도 시스템이나 분위기, 아가씨들 외모 수준을 대충 짐작하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이른 시간에 급하게 맞춰준 자리치고는 너무 괜찮은 친구들이 나와서 놀랐습니다.
괜히 우리 때문에 일찍 출근하게 된 것 같아서 미안하다고 말했더니, 웃으면서 “돈 버는 일인데 그런 게 어디 있어요” 하더라고요. 말도 쿨하게 하고 분위기도 편하게 받아줘서 처음부터 어색함이 빨리 풀렸습니다.
그렇게 동생놈이랑 저는 본격적으로 달리기 시작했습니다. 동생이 그래도 20대라 그런지 가만히 술만 마시는 스타일은 아니었습니다. 갑자기 게임을 하자고 하더니 산 넘어 산인가 뭔가 하는 게임을 알려주고, 또 베스킨라빈스 게임도 하자고 했습니다. 이름도 잘 모르는 희한한 게임들을 계속 하면서 벌주도 먹고 벌칙도 하고, 정신없이 웃었던 것 같습니다.
처음에는 아가씨들도 낮이라 그런지 살짝 조심스럽게 맞춰주는 느낌이었는데, 낮술이라 그런지 다들 금방 분위기가 올라오더라고요. 두 시간 정도 지나니까 처음 만난 사람들 같지 않게 서슴없이 놀았습니다. 나중에는 우리가 “이제 게임 그만하자”고 했는데, 오히려 그 친구들이 술이 올라서 그런지 먼저 하자고 들이대더라고요. 그때부터는 그냥 진짜 편한 술자리처럼 흘러갔습니다.
저는 퍼블릭을 대부분 접대 자리로만 가봤습니다. 그래서 항상 어느 정도 격식이 있었고, 분위기도 너무 풀어지지 않게 조절하는 편이었습니다. 그러다 보니 솔직히 유흥을 가도 재미보다는 자리 관리한다는 느낌이 더 강했습니다. 그런데 이번에는 달랐습니다. 같이 간 사람도 편한 동생이고, 시간도 낮이라 그런지 이상하게 더 부담이 없었습니다.
격식 없이 웃고, 벌주 먹고, 말장난하고, 게임하면서 놀다 보니 진짜 시간 가는 줄 몰랐습니다. 평소 같으면 “이 정도면 슬슬 정리해야겠다” 싶은 시간이 있는데, 이날은 그런 생각이 잘 안 들었습니다. 동생도 처음에는 표정이 어두웠는데 중간부터는 진짜 오랜만에 크게 웃더라고요. 그거 하나만으로도 데려오길 잘했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물론 이른 시간 방문은 항상 이렇게 되는 건 아닐 거라고 봅니다. 정규 오픈 전이면 출근 인원도 적을 수 있고, 초이스가 어려울 수도 있습니다. 이날은 운도 좋았고, 실장님이 상황을 잘 맞춰준 것도 컸던 것 같습니다. 그래서 무조건 낮에도 가능하다고 생각하고 가기보다는, 미리 전화해서 현재 상황을 확인하는 게 맞습니다.
이번에 느낀 건 퍼블릭도 어떻게 가느냐에 따라 느낌이 많이 다르다는 점이었습니다. 접대 자리로 갈 때는 분위기를 맞추는 데 신경을 쓰게 되는데, 이렇게 편한 사람과 아무 생각 없이 놀러 가니 완전히 다른 재미가 있었습니다. 특히 정마담 쪽은 이른 시간인데도 응대가 깔끔했고, 안 되는 건 안 된다고 말하면서도 가능한 선에서 최대한 맞춰주는 느낌이라 좋았습니다.
제주에서 밤에만 뭘 해야 한다고 생각했는데, 상황만 맞으면 이른 시간 술자리도 나쁘지 않다는 걸 이번에 처음 느꼈습니다. 다만 이런 건 무작정 찾아가기보다 전화로 오픈 시간, 출근 인원, 가능한 분위기 정도는 꼭 확인하고 가는 게 좋을 것 같습니다.
이번 방문은 솔직히 기대가 낮아서 그런지 만족도가 더 컸습니다. 그냥 문만 열어줘도 고맙다고 생각하고 갔는데, 생각보다 괜찮은 친구들이 나와줬고, 분위기도 편했고, 동생도 오랜만에 웃었습니다. 접대 때문에 다니던 퍼블릭과는 완전히 다른 느낌이었고, 개인적으로는 제주에서 기억에 남을 만한 술자리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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